등산/빙벽등반

[스크랩] N-바디 빙벽등반(펌)

상영신 2010. 1. 14. 14:14
         N-바디 자세를 개발하여 빙벽등반 역사에 한획을 이뤄낸
         "정승권등산학교" 교장인 정승권씨가 연재한 월간 산...2010년 1월호에서 퍼왔슴다.

          저 역시 옛날 사람이라 X-바디로만 오름짓을 버벅대다가

          최근에야 N-바디로 자세를 바꾼 "N-바디 신봉자" 입니다.

         

          아래글의 "옥의 티" 라면 확보볼때 자동확보기구(그리그리, 신치, 슈퍼베이직등)를 권장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로프가 얼어있을 경우 매우 위험하니(실제 본인도 대형사고 날뻔했슴)

          튜브형(예 : 블랙다이어몬드사 ATC-XP등)를 사용하시는게 훨씬 안전합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자세는 가장 기본이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피드를 중요시 하는 경기등반은 조금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경기등반 하듯 빙벽을 오르기에는 언젠가 한계에 부딪칠것입니다.   

          암튼, 내용이 충실하고 배울점이 많으니 일독하시어 실전에서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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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학교 명강사의 족집게 강좌] 고급 빙벽 테크닉
빙벽등반 고수의 비밀은 바로
N바디 등반 자세와 킥 자세, 타격 자세가 어우러져야

X가 진화하여 N이 되다
모든 스포츠를 보더라도 자세가 좋아야 결과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빙벽등반도 마찬가지다. 자세, 즉 올바른 동작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올바른 동작이란 에너지를 보다 적게 소모시켜 목표한 바를 효율적으로 이루어내는 것을 말한다. 빙벽등반에서 효율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동작은 바로 엔(N)바디(Body) 등반 자세다. 고전 빙벽등반  자세인 엑스(X)바디  자세를 좀 더 진보시킨 이 자세는 몸의 모양이 알파벳 N과 비슷하여 N바디라 이름 붙였다.


N바디 등반 자세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피켈(아이스 툴)을 서로 엇갈려서 찍어 나간다는 것이며, 둘째는 한 발로 서서 몸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면에서 이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일까. 그 해답은 첫째 피켈을 서로 엇갈려서 찍어나가면 등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데 있다. 이는 타격 범위가 넓어진 만큼 피켈을 얼음에 쉽게 고정시킬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진행방향을 쉽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피켈을 같은 높이 혹은 비슷한 높이로 찍어 나가는 X바디 등반 자세와 비교설명하면, X바디 등반 자세는 양 피켈이 같은 높이라 타격 범위가 N바디 등반 자세에 비해 그 선택의 폭이 반 정도이고 그래서 방향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이동거리이지만 타격 횟수가 많아지게 되어 등반 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체력 소모 또한 많아진다.  


▲ 왼손 피켈로 타격할 때의 N바디 등반 자세. 이때 오른손과 왼발로 몸을 지지하고 오른발은 얼음에 걸쳐놓는다. 오른손 피켈을 타격할 때는 그 반대가 된다.

왼손 피켈로 타격할 때의 N바디 등반 자세. 이때 오른손과 왼발로 몸을 지지하고 오른발은 얼음에 걸쳐놓는다. 오른손 피켈을 타격할 때는 그 반대가 된다.


N바디의 효율성 두 번째는, 한 발로 서서 몸을 유지하는 것은 두 발로 몸을 유지하는 것보다 불규칙적인 굴곡의 얼음에서 쉽게 안정된 타격 자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한 손+두 발보다는 한 손+한 발이 안정된 타격 자세를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이때 손과 발의 위치가 오른손이면 왼발이 되고, 왼손이면 오른발로 몸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다른 한 발은 쉬는 상태로 무릎을 굽혀 가볍게 얼음에 걸쳐놓는다. 이런 발 자세는 좌우 몸의 움직임을 잡아주어 타격 자세가 더욱 안정된다.


이어지는 다음 타격 자세에서는 쉬는 발이 몸을 유지하게 되고 몸을 유지했던 발은 쉬게 된다. 이처럼 발동작은 휴식과 함께 반복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두 발로 같은 높이에서 몸을 유지하는 자세와 비교한다면 분명 한 발로 유지하는 것이 다리의 체력 소모가 2배일 수 있지만, 두 발로 유지하는 자세는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오히려 발의 피로를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 


이처럼 N바디 등반 자세는 안정된 자세이긴 하지만 X바디와 마찬가지로 빙벽등반의 기본 자세일 뿐 빙벽등반 기술의 전부는 아니다. 좀 더 세부적인 발과 손의 자세, 즉 아이젠의 킥 자세와 피켈의 타격 자세가 더 중요한 자세이자 기술이다. 야구에 비교한다면 타자가 방망이를 들고 투수의 공을 치기 전까지가 N바디 자세이고, 공을 치는 자세는 킥 자세와 타격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타자는 투수의 공을 밀어칠 것인지 당겨칠 것인지 생각하고 안정된 타격 자세를 잡을 것이다.      


등반 자세·킥 자세·타격 자세가
삼위일체돼야

올바른 N바디는 등반 자세와 킥 자세, 타격 자세가 함께 잘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위력적인 빙벽등반 기술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자세들을 정확히 알고 난 후 연습을 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반드시 연습할 때는 앞뒤 순서가 있어야 한다. 모든 동작은 발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체가 안정되어야만 상체가 안정되는 것이니 당연히 발 자세부터 연습해야 한다. 그러므로 빙벽화를 착용하는 방법부터 차례로 알아보기로 하자.   


빙벽화는 어떻게 신어야 할까
빙벽화를 신을 때 보온을 위해 양말을 몇 컬레 더 신으려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빙벽화는 그 자체만으로 보온이 충분한 장비다. 그럼에도 발이 차가운 까닭은 빙벽화가 보온이 안 돼서가 아니라 몸의 열(에너지)이 부족해서다. 그러므로 빙벽화를 신을 땐 겨울용 양말 한 컬레면 발의 보온이 충분하다. 오히려 여러 컬레의 양말을 신으면 빙벽화의 착용감도 나빠지고 발을 압박하여 혈액순환이 안 돼 추위를 더 느낄 수 있다. 빙벽화의 착용감을 좋게 하는 것이 우선이고, 한 컬레의 양말을 신고 발가락이 빙벽화 안에서 잘 움직일 수만 있으면 적당한 크기다.    


빙벽화는 발등과 발목이 잘 잡아주도록 빙벽화 목을 신발 끈으로 잘 묶어야 하지만 빙벽 경사에 따라서 발목 조임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오버행 모양의 빙벽일수록 발등을 잘 조이고 발목 끈을 느슨하게 묶는 것이 아이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결이다. 그래서 순수 등반용 빙벽화일수록 발목이 길지 않다. 


킥 자세의 기본
빙벽화에 발을 잘 맞춰 신어도 빙벽화 속에서는 발가락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남게 된다. 이 여유 공간은 발가락의 보온을 위해서 중요하지만 필요불가결한 것이기에 발가락으로 신발을 잘 잡아주어야 한다. 그래서 킥을 할 때는 먼저 발가락을 구부리듯 힘을 주어 빙벽화 바닥을 누른 후 킥을 해야 하고, 킥을 한 뒤 그 발에 체중을 옮길 때는 빙벽화의 뒤꿈치가 움직이지 않도록 발등으로 빙벽화 위를 받쳐서 지지해야 한다. 이때 빙벽화가 클수록 또는 빙벽화의 끈을 단단히 묶지 않을수록 발뒤꿈치가 빙벽화 속에서 들리게 된다. 이런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무시해 버려야 한다. 빙벽화의 뒤꿈치가 움직이지 않도록 발가락과 발등으로 신발을 잘 지지하는 것이 빙벽화 속의 올바른 발 자세다. 
 


①스트레이트 킥(↑↑)
일명 일(1)자 킥으로 보편적이며 안정적인 킥(발) 자세이다. 빙벽등반의 모든 발동작은 스트레이트 킥에서부터 이루어진다.


②아웃 포인트 킥( ↗   ↖ )
일명 에이(A)자 킥으로 아이젠의 앞 발톱 두 개 중 바깥쪽 발톱을 주로 빙벽에 딛는 킥 자세이다. 얼음기둥이나 굳이 킥을 하지 않고 발 딛는 좋은 곳이 높이 있어 그곳을 딛고(킥하고) 서야 할 경우에 쓰면 매우 안정된 자세가 된다. 하지만 이때 주의할 점은 발의 위치인데 지지하고 있는 피켈(손)과 수직선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③인 포인트 킥( ↖   ↗ )
일명 브이(V)자 킥이다. 두 개의 앞 발톱 중 안쪽 발톱을 주로 빙벽에 딛고 몸을 지지하는 발 자세다. 이 발 자세는 그리 좋은 자세가 아니다. 한 발로 몸을 지지하는 N바디 등반 자세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N바디에서 몸을 지지하는 발이 아닌, 쉬는 발의 킥에서 필요한 자세다.


올바른 킥 요령
킥을 할 때는 발이 지면과 수평으로 움직여 킥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젠의 앞 발톱 각도에 맞게 힘을 가할 수 있게 되어 얼음에 아이젠의 앞 발톱이 잘 박히게 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이런 자세를 취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킥 요령은 다음과 같다.


먼저 피켈을 잡은 양팔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가 이루어져야 한다. 피켈을 위아래로 엇갈려 찍어나가는 N바디 자세에서는 위쪽 피켈을 잡은 팔이 펴지게 된다. 이런 자세가 되면 쉽게 발목 관절과 무릎 관절을 동시에 펴고 굽히며 지면과 수평으로 발(빙벽화 바닥)이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킥 자세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킥을 하려고 발을 엉덩이 뒤로 빼는 순간 아이젠의 앞 발톱이 무릎 밑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얼음에 킥의 위치를 정조준해서 킥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얼음에도 킥하기 좋은 위치가 반드시 있다.


중요한 것은 킥을 세게 한다고 아이젠 앞 발톱이 얼음에 잘 박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위치를 찾아 정확하게 킥을 하는 것이 잘 박히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킥이 강하면 얼음이 무너지거나 반동으로 아이젠 발톱이 얼음에 덜 박히게 된다.


빙벽에서 발 쓰는 법
킥을 하며 양발을 위로 이동시킬 때 양발의 넓이는 좁을수록 좋다. 이는 평지를 걸어도 쉽게 알 수 있다. 양발을 어깨 폭 정도 벌려 걸어보면 체중 이동이 크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등반에서는 체중 이동이 크면 클수록 팔에 하중이 많이 실리게 되어 결국 팔힘을 많이 소모시켜 좋은 자세가 될 수 없다. 이처럼 양발의 간격이 좁은 것이 넓은 것보다 이동하기 훨씬 쉬운 것은 분명하다.


▲ 옆으로 이동하기 위해 발을 교차시킬 때 뒤꿈치부터 지나간다.

피켈을 잡은 높은 손을 기준하여 팔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에서 킥을 하며 다리만 올라가야 한다. 이때 허벅지가 지면과 수평(또는 몸통과 직각)이 되었을 때 적당한 이동거리가 된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다리와 함께 몸이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동작은 킥 동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몸이 다리와 함께 올라가 버리면 허벅지가 지면과 수평이 되어도 이미 적당한 이동 높이를 넘어서 버리기 때문이다.


발이 너무 높이 올라가게 되면 정작 다리를 펴고 몸을 세웠을 때 팔이 너무 많이 당겨져서 엉거주춤한 타격 자세가 된다. 또한 이미 몸과 무릎이 얼음에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발을 수평으로 킥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킥의 위치를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아져 더욱 킥을 어렵게 만든다. 더불어 항상 팔 관절이 굽어져 있기 때문에 팔의 힘을 많이 쓰게 된다. 그래서 킥을 하며 오를 때는 펴진 팔이 굽혀지는지를 확인해보면 정확한 킥 자세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한 손과 한 발로 몸을 유지하는 N바디 등반 자세는 피켈을 잡은 양손 중 높은 손을 기준으로 발의 위치를 정한다. 높은 손이 왼손이면 오른발, 반대로 오른손이면 왼발이 된다. 이때 손과 발의 위치는 수직선상에 가깝게 놓여야만 보다 안정된 자세가 된다.


하지만 팔을 넓게 벌려 피켈을 찍어야 할 경우가 있다. 얼음이 매우 불량해서 바로 위 빙벽에 피켈을 타격할 수 없을 때나 혹은 옆으로 횡단해야 할 때다. 이런 경우도 역시 진행 방향 쪽 피켈이 중심이 되기에 그쪽 방향으로 킥을 하며 발을 이동시켜 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약간 옆으로 혹은 사선으로 킥하며 이동하게 되는데, 역시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몸을 지지하는 발을 지지하는 손과 수직선상에 두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을 위쪽이 아닌 옆으로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킥과 양발의 배열이 헛갈릴 수 있지만 결국 양발을 위로 이동시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발의 이동을 빠르고 안정되게 하기 위해서는 발과 발을 서로 교차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교차시키려는 발이 앞쪽보다 뒤꿈치부터 진행하는 것이 발을 교차시키기가 보다 쉽다.


피켈로 얼음 타격하는 방법
피켈을 타격할 때에는 하체를 얼음에 가깝게 하고 상체는 얼음에서 되도록 멀리 한다. 이런 자세는 N바디 등반 자세에서 쉽게 취할 수 있다. 상체를 얼음에서 멀리해야 하는 이유는 시야를 넓게 하여 타격지점을 잘 찾고 타격의 세기를 강하게 할 수 있어서이다. 물론 피켈의 타격이 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타격을 세게 할 수 있다면 반대로 약하게도 할 수 있다는 뜻이며, 언제든 강하게 할 수 있는 안정된 타격 자세가 우선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체가 얼음에서 멀어졌을 때 몸을 유지하는 한 발의 무릎 관절은 약간 구부러지게 되는데 나쁜 자세가 아니니 굳이 무릎을 곧게 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안정되게 상체를 몸 뒤로 젖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타격할 때 낙빙을 줄이는 방법
얼음의 빙면은 어느 곳이든 타격지점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타격할 때 얼음이 깨져서 생기는 낙빙이다. 그런 곳은 얼음이 볼록한 부분이나 밋밋한 부분인데 자신이 다칠 수도 있으며 더불어 타인이 다칠 수도 있다. 그래서 얼음이 잘 깨지지 않는 곳을 타격해야 한다. 얼음이 움푹 들어간 부분, 즉 고드름 사이나 얼음 버섯 안쪽 같은 곳들이 잘 깨지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볼록한 부분이나 밋밋한 빙면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곳은 피켈을 타격하면 단번에 얼음이 깨져 버리기 때문에 먼저 피크로 얼음을 가볍게 쪼아내어 피크가 얼음에 걸릴 수 있을 만큼 파낸 후 다시 피크를 얼음에 걸 듯이 타격하면 얼음이 깨져 나가지 않고 피크를 쉽게 고정시킬 수 있다.


▲ 상체가 안정되게 뒤로 젖혀진 타격 자세.

타격시 팔과 손목 관절의 움직임
타격할 때는 어깨를 움직이지 말고 팔 관절을 중심축으로 손목 관절과 함께 손으로 쥔 피켈을 얼음에 타격하게 된다. 이때 팔 관절에서 구동력이 만들어져야지 어깨나 손목 관절에서 구동력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 어깨가 앞뒤로 움직이면 타격은 강해지지만, 타격의 힘을 더 가하기 위해 손목 관절을 의식적으로 크게 회전시키려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피크의 각도에 맞는 힘의 방향이 바뀌게 되어 결국 피켈이 얼음에 잘 박히지 않고 튀게 된다. 그렇다면 피크의 각도에 맞는 힘의 방향으로 타격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팔 관절을 중심축으로 피켈을 휘두르되 피켈을 잡은 손이 얼음에 가깝게 갈수록 타격 힘은 피크의 각도 방향으로 정확하게 전달된다.


새로 산 피켈은 다듬어야 보배다
피켈의 피크는 예리할수록 얼음에 잘 박히게 되며 얼음의 파괴도 적어 낙빙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피크의 톱니 또한 날카로워야만 얼음에 잘 걸린다. 새로 구입한 피켈은 반드시 교정해서 사용해야 하고, 무뎌진 피크는 수시로 교정해서 사용해야 한다. 피크를 교정하려면 쇠를 가는 납작한 평줄과 가는 둥근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줄은 빙벽등반 장비 중에서도 중요한 장비라 할 수 있다.


피크를 갈 때는 피크의 양옆을 피크 끝에서부터 피켈의 머리 방향으로 약 2cm 정도 갈아내야만 예리함을 갖출 수 있다. 다음은 피크의 톱니를 가는 둥근줄로 톱니의 홈을 갈아내어 톱니를 더 날카롭게 만들어야 한다.


날카로운 톱니가 얼음에 잘 걸리게 됨은 당연한 이치다. 피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피크 앞쪽 끝이다. 그 끝이 톱니의 평균적 높이와 같아야 하며 매우 뾰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등반자는 얼음에 꽂은 피켈의 지지력이 떨어지게 됨을 느끼게 되어 피켈을 계속 강하게 타격하려고 하게 된다.


피크의 예리함과 피크 끝의 뾰족함은 얼음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얼음과 바위가 섞인 혼합등반에서는 피크의 예리함이 오히려 피크를 쉽게 무디게 해 그 예리함의 정도를 순수 얼음에서보다 좀 더 줄여야 한다. 하지만 피크 끝이 뾰쪽해야 하는 것은 혼합등반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N바디 연속동작.

빙벽에서 안전을 지키는 방법
빙벽에서는 암벽처럼 볼트나 하켄 같은 고정확보물이 없다. 등반자가 스스로 빙벽에 설치하고 회수하며 등반해야 하는데 이에 적합한 확보물이 스크루다. 스크루는 손으로 눌러 오른쪽으로 돌릴수록 얼음에 깊게 파고 들어가게 되는데, 설치하고자 하는 빙면에 90도 각도를 기준해서 설치하면 된다. 한 손으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스크루는 현대 빙벽등반에서 거의 독보적인 확보물로 사용되고 있다. 길이는 12cm, 18cm, 25cm 종류가 있으며, 이 중 18cm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얼음이 두껍게 결빙된 경사가 급하지 않은 빙벽에서는 좀 더 짧은 12cm가 효과적이다.


또 다른 확보물로 얼음을 V자형으로 관통시켜 슬링을 넣고 매듭지어 사용하는 자연적인 확보물이 있다. 보기보다 지지력이 매우 좋으며, 특히 스크루를 고정시키지 않고 탄탄한 확보지점 또는 하강지점을 만들 수 있어 스크루의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손실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얼음 관통은 스크루로 해야 하며 좀 더 얼음을 두껍게 관통시키기 위해서는 길이가 긴 25cm가 좋다. 또한 스크루로 관통한 얼음 구멍에 슬링을 잘 통과시켜 묶으려면 뻣뻣한 철사 등을 이용해야만 한다. 


빙벽등반은 낙빙을 수반하기 때문에 선등자의 추락을 최소로 막는 확보자는 선등자가 떨어뜨리는 낙빙의 위협을 받게 된다. 그래서 확보자는 낙빙에 다치지 않도록 빙벽에서 멀리 떨어져 확보하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이 하고 있는 보편적인 선등자 확보 방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확보자가 지면에 단단히 자기 확보를 했더라도 빙벽에서부터 확보자에게 이르기까지 로프가 늘어져 있다면 그 로프의 길이 때문에 선등자가 추락했을 경우 추락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물론 로프를 늘어뜨리지 않고 팽팽하게 할 수 있으나 확보자가 쉽게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며, 게다가 선등자는 팽팽해진 로프로 인해 로프의 무게를 크게 느낄 수 있어 등반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만약 확보자가 지면에 자기 확보가 되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래서 선등자의 확보는 확보자가 얼음에 최대한 가깝게 붙어서 선등자의 추락을 확보해야만 한다. 물론 낙빙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며 그런 곳은 찾으면 충분히 있다. 얼음 턱 밑이나 얼음 동굴 등인데 그런 곳이 없다면 낙빙을 피할 수 있게 옆으로 비켜서서 벽에 붙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빙벽에서 많은 클라이머들이 등반을 하고 있다면 다른 등반자의 낙빙으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위치 선정을 잘해야 하며, 이도저도 여의치 않다면 등반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 자유등반 방식으로 스크루를 설치하는 안정된 자세.

스크루를 안정된 자세로 설치하는 방법
빙벽은 피켈과 아이젠으로 어느 곳이든 쉽게 지지점을 만들 수 있어 등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그 난이도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크루의 간격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데 추락거리가 길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얼음에 스크루를 설치하는 방법에 따라서 등반능력 혹은 등반성을 논하게 되는데, 한 손으로 피켈에 매달려서 다른 한 손으로 스크루을 설치하면 자유등반 방식이고, 확보줄을 피켈에 걸고 매달려 스크루을 설치하면 인공등반 방식으로 간주된다. 자유등반 방식이 인공등반 방식보다 등반성은 높지만 자신의 체력에 맞게 스크루를 설치하는 것이 현명한 등반방식이다.


자유등반 방식으로 스크루를 설치할 때는 한 손으로 스크루를 설치하는 어려운 동작을 해야 하기에 안정된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두 개의 피켈을 얼음에 단단히 박고 피켈을 쥔 팔을 곧게 펴서 한 손으로 매달린 후 다른 한 손으로 허리쯤 높이에 스크루를 설치하면 매달린 팔의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스크루에 힘을 세게 가할 수 있어 좋다.


보다 더 안전한 방법으로는 피켈을 놓치거나 빠질 경우에 대비해서 다른 피켈의 피크에 로프를 걸어놓거나 또는 퀵드로를 이용해서 피켈에 걸어 로프를 통과시켜 놓는 것이다.


인공등반 방식으로 스크루를 설치할 때에는 단단히 박아놓은 피켈에 자기 확보줄을 연결해서 매달린 후 스크루를 설치하게 된다. 이런 자세는 매우 편한 자세이고 또한 양손을 사용할 수 있기에 스크루 설치가 매우 쉽다. 이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확보줄 2개를 사용해서 양쪽 피켈에 연결시켜 놓기도 한다.      


▲ 1.스크루로 얼음을 V형으로 관통시킨다. 실제는 스크루 1개로 관통시킨다. 2.철사로 슬링을 통과시킨다. 3.매듭하여 확보물로 사용한다.

추락이 없는 등반은 있을 수 없다. 즉 등반자의 추락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등반자는 추락거리를 예측하며 확보물을 적정한 간격으로 설치해야 한다. 등반자가 추락했을 때 부상을 입는 정도의 차이는 추락거리보다 오히려 주위의 얼음 형태나 지형이 더 큰 문제다. 추락거리가 짧아도 얼음 턱이나 평평한 곳에 추락한다면 부상 정도는 커질 수 있다. 특히 지면에서 등반을 시작했을 때 첫 번째 확보물 설치는 지면에서 너무 멀어서는 안 되고 역시 두 번째, 세 번째 확보물도 마찬가지다. 확보자의 거리와 늘어진 로프까지도 예측해서 확보물 설치 간격을 더 좁혀야 한다.


역동적인 등반의 흐름을 위해서는 너무 많은 확보물을 설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많은 확보물 설치는 그만큼 안전한 등반이고 자유등반이라면 등반성을 높이는 것이며, 따라서 등반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유등반에서 확보물의 설치는 많은 체력을 소모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선등자는 자신의 추락을 확보해줄 등반 파트너를 낙빙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다음 등반 구간을 잘 살펴서 확보자가 낙빙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점에 확보지점을 만들어야 하고, 다음 등반진행 방향도 확보자의 확보지점으로 낙빙이 떨어지지 않게 옆으로 비켜나며 등반해야 한다. 


빙벽등반에서 등반자의 확보기구는 그리그리, 신치, 수퍼베이직 같은 자동정지 기능이 있는 확보기구가 좋다. 특히 후등자 확보에서는 더욱 그렇다. 추운 날씨에 일반 확보기(하강기)를 이용한 등반자 확보는 장갑을 낀 손이라도 로프를 오래 잡고 있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좌)좋은 선등자 확보 자세.(우)나쁜 선등자 확보 자세.

날씨를 감안해서 등반해야
얼음은 날씨가 추울수록 단단해져서 잘 깨져나가게 된다. 얼음의 강도는 등반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피켈을 얼음에 고정시키는 일은 얼음이 단단한 만큼 어렵고 게다가 얼음이 잘 깨져나가니 낙빙의 위험도 크다. 그래서 날씨가 추울수록 등반이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너무 추운 날씨에 빙벽등반을 해야 한다면 이른 아침보다는 기온이 오른 후에 등반을 하는 것도 안전한 등반을 하는 방편이다.


빙벽이 형성되었다면 등반하기 좋은 온도는 0도일 것이다. 물론 영상의 기온일수록 얼음이 연해지니 등반은 수월해진다. 하지만 얼음이 밀도가 매우 약한 해빙기 때는 붕괴될 수 있으니 등반하기 전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다.

 

[ 킥 족집게 포인트  ]


* 킥은 축구공 차듯이 세게 차지 말고 빙벽화의 무게만을 이용할 것.
* 킥을 시작할 때 아이젠의 앞 발톱이 무릎 아래로 보여야 한다.
* 발이 얼음을 향해 지면과 수평이 되게 전진시켜 킥을 한다.  
* 정확한 킥은 발에 안정감을 주며 그 안정감은 강한 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서 나온다.


▲ 1.좋은 킥 자세. 빙벽화가 무릎 뒤로 빠지지 않아야 하며 알맞은 높이로 발을 이동시켜야 한다. 이때 굽어진 허벅지의 각도가 90도를 이룬다. 2.빙벽화가 엉덩이 뒤로 빠진 나쁜 킥 자세. 3.양발의 간격을 좁혀서 킥을 해야 좋은 자세다.

[ 이동 족집게 포인트  ]


* 킥하며 오를 때는 팔을 굽히지 않고 다리만 올라간다.
* 킥이 끝난 후에 팔을 굽히며 몸을 당겨 올려서 세워야 한다.
* 발을 너무 높게 올리면 다리를 펴고 몸을 세웠을 때 팔이 너무 많이 당겨져서 엉거주춤한 타격 자세가 된다.
* 반대로 양발을 너무 좁고 낮게 이동시키면 타격 자세는 안정될 수 있지만 타격 위치가 좁고 낮아 전체적인 등반속도가 늦어진다.
* 최종적으로 몸을 지지하는 발을 지지하는 손과 수직선상에 두도록 노력해야 한다.


[ 타격 족집게 포인트  ]


* 피크가 얼음에 박히는 순간 피켈을 쥔 손이 얼음에 가깝게 갈수록 정확한 자세가 된다. 클라이머들이 빙벽등반을 할 때 손가락에 잦은 타박상을 입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피켈 족집게 포인트  ]


* 새로 산 피켈은 반드시 줄로 갈아 더 예리하게 만들어야 더 효과적인 등반을 할 수 있다.


▲ (좌)예리하게 교정된 피크와 원형 그대로의 피크 비교. 오른쪽이 교정한 피크. (우)아래쪽의 뾰족한 톱니가 교정한 피크다.

[ 족집게 강사 정승권 ]


빙벽등반의 달인이자 교과서
“산이 아니었으면 결코 깨달을 수 없는 것을 깨닫게 해줬으니, 진정 산은 나의 스승”


▲ 정승권 교장.

정승권(노스페이스)은 한국 빙벽등반에 있어 한 획을 그었다. 그 선명한 획은 N바디 등반법과 설악산 토왕성빙폭 야간 단독등반(Climbing Up-Down)으로 남아 있다. 그는 25세 때인 1985년 처음 토왕성빙폭을 완등했다. 1988년에는 토왕성 단독등반에 성공했고 대승빙폭에 올랐다.


1991년에는 토왕성을 2회 연속으로 올랐으며 1992년에는 2회 야간 연장등반에 성공했다. 단순한 빙벽등반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것이다. 이어 1993년에는 로프도 없이 토왕성빙폭을 밤에 홀로 클라이밍 업다운하는 데 성공했다. 300여m에 이르는 국내 최대 빙벽을 상대로 온갖 첨예한 등반을 다 시도했다. 그후 그는 빙벽등반에 있어서 일종의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가 다다른 경지는 그가 고안한 N바디 등반법에서 짐작해볼 수 있다. X바디 등반이 일반화되어 있던 당시, N바디 등반을 처음으로 고안해 빙벽등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1998년 미국 ESPN Winter X-Game 빙벽등반대회에 참가, 낯선 환경과 경기규칙 아래에서도 세계의 내로라는 유명 클라이머들과 겨뤄 난이도와 속도부문에서 각각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래저래 정승권은 한국 빙벽등반의 달인이자 교과서라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빙벽에만 몰두하는 편식 클라이머는 아니다. 클라이밍, 암벽등반, 거벽등반, 혼합등반에 모두 능해 토털 클라이머라 불리며 1988년에는 에베레스트, 2000년에는 매킨리, 2007년에는 트랑고타워를 등정했다. 1990년에는 한국 최초의 개인 등산학교인 정승권등산학교를 설립,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이 정승권등산학교를 통해 그는 한국 산악계의 뛰어난 산악인을 많이 배출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단순히 ‘등반 방법을 아는 산악인 배출’에 그치지 않고 한 차원 높은 등반교육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빙벽등반에 있어 낙빙을 유발시키지 않는 단 한 번의 타격, 타격 포인트가 없을 때 얼음을 미세하게 다듬어서 한 번에 가볍게 타격하는 타법, 지금은 거의 모든 클라이머가 사용하는 N바디 자세, 정승권 특유의 피크 손질법 등은 그가 고안해 많은 클라이머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들이다. 한국의 빙벽등반에 있어 그는 등반방식과 생각을 바꿔놓았다. 그러나 클라이머들의 이런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도 사실 조심스럽고 두려울 때가 많다. 선뜻 다가서지 못해 긴장할 때도 있는데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너무 부풀려져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승권 교장, 수많은 산악인들에게 등반기술을 전수한 그는 스승을 주저없이 “산”이라 말한다.


“산은 내 삶의 기틀을 만들어줬고 부족한 나를 포용해줬다. 내 모든 것이 산으로 점철되었으니 내 스승이다. 산에 안 갔으면 결코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을 깨닫게 해줬다.” 


 / 글 신준범 기자

 / 글 정승권ㅣ사진 이경호 기자ㅣ장소협찬 O2월드 실내빙장
출처 : 이창현노원클라이밍센터
글쓴이 : 왕봉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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